2023 3회 전기기사 실기 최종 합격 _ 직장인 공부 후기

9개월만에 취득한 전기기사 자격증

2023년도 1월에 시작한 전기기사 공부를 약 9개월 만에 끝낼 수 있었다. 3회 차 안에 끝내겠다고 목표를 잡았는데 진짜 3회 차 때 끝나게 될 줄이야.. 1회 차 전기기사 필기를 한 번에 합격해서 여유 있게 2회 차 실기에는 합격할 수 있을 줄 알았는데 2번의 낙방을 맛보고서야 3회 차 때 합격할 수 있었다. 만약 3회차 실기까지 떨어졌다면 그냥 포기해 버렸을지도.. 30대 직장인 수험생활은 참으로 힘든 것. 혹자는 전기기사 실기는 필기 합격 후 주어지는 2년의 시간, 6회의 시험 동안 난이도가 제일 쉬운 시험이 나왔을 때 합격해야만 한다고 하더라. 나 같은 경우가 딱 그런 경우인 듯.

• 2023 전기기사 실기 1회 응시자 6,793 / 합격자 1,178 / 합격률 17.3% (불합격)
• 2023 전기기사 실기 2회 응시자 8,218 / 합격자 1,929 / 합격률 23.5% (불합격)
• 2023 전기기사 실기 3회 응시자 8,632 / 합격자 5,669 / 합격률 65.70% (합격)

2023년 3회 전기기사 실기 합격

분명 시험 볼 때는 쉽다고 생각하고 풀었는데 가채점 때 생각보다 틀린 문제가 많은 듯해서 합격자발표날까지 너무 조마조마했다. 그런데 웬걸 예상보다 점수가 너무 잘 나와서 채점관님들이 점수를 아주 후하게 주신게 아닐까 생각했다.(부분 점수를 생각보다 많이 주신듯?)

올해 합격률을 보면 알겠지만 3회 차 실기는 2022년 3회차 실기에 견줄 정도로 60% 이상의 압도적으로 높은 합격률을 보인 시험이었다.(그런 시험을 만났다는 게 너무 감사할 따름) 그만큼 난이도가 다른 회차에 비해 쉬웠던 거겠지만 그럼에도 이제껏 준비를 열심히 한 사람들만이 이번 회차를 합격할 수 있었다고 얘기하고 싶다!

짧은 요약

• 2023년 1회 전기기사 필기 합격
• 2023년 3회 전기기사 실기 합격 (1,2회 차 모두 불합격)
• 공부기간 : 1월 초부터 10월 초까지 (약 9개월)
• 공부시간 : 평일 퇴근 후 2~3시간 스터디카페, 주말 약 8시간 도서관(약속 있는 날 제외)
• 사용도구 : ㄷㅅㅇㄷ 실기 기출문제집과 동영상 강의, 오답&단답 암기노트, 유튜브 무료 강의
• 기출문제와 단답은 모두 10개년 기출문제 위주로 공부함(20개년 하고 싶었지만 시간이 없어서)

직장인의 실기 공부 방법

나는 미라클모닝은 안 되는 사람이기 때문에 공부할 수 있는 시간은 퇴근한 이후와 주말밖에 없었다. 그래서 퇴근 후에는 간단히 저녁을 해결하고 바로 스터디카페로 출근했다. 평일에는 다음 날 출근도 신경 써야 하기 때문에 공부 시간은 최대 3~4시간 정도로 잡았다. 그리고 주말은 어쩔 수 없는 약속이 있는 날은 제외하고 도서관에서 8시간 정도 공부하려고 노력했다. 더 많이 할 수도 있었지만 내 집중력의 한계는 8시간 정도이더라. 체력도 물론이지만 꾸준히 하는 것이 중요하기 때문에 각자의 컨디션에 맞게 공부하는 게 중요한 듯.

나의 실기 공부를 도와준 문제집

필기는 인터넷에 무료 자료들이 많아서 굳이 교재를 사지 않았지만, 실기는 기출문제 때문에라도 무조건 교재를 사야 할 것 같아서 필기 합격하자마자 ㄷㅅㅇㄷ 교재로 구입했다. 교재값이 비싸긴 하지만 기출문제뿐만 아니라 이론과 포켓요약집 그리고 동영상 강의도 제공하고 있는데, 나 같은 경우엔 이론 & 기출문제 강의를 너무 유용하게 잘 활용해서 구입하길 잘했다고 생각했다. (중고로 사는 것도 나쁘진 않을 듯?) 1회 차 실기는 약 2달밖에 시간이 없기 때문에 교재를 받자마자 한 달은 이론강의, 나머지 한 달은 최대한 기출문제를 푸는 것으로 계획을 잡았다.

이번에 공부하면서 사길 너무 잘했다고 생각한 아이패드

그리고 공부할 때 너무나 유용한 도구였던 아이패드.

아날로그 사람인 내가 아이패드를 공부할 때 이렇게 유용하게 사용하게 될 줄은 몰랐다. 기출문제는 반복해서 풀어봐야 하기에 아이패드에 일일이 굿노트 스캔으로 사진 찍어서 넣어놨는데, 처음엔 이게 웬 노고다인가 싶었지만 생각보다 그리 오래 걸리지 않았고(하루정도?) 덕분에 몇 달을 편하게 공부할 수 있었다.(물론 공유 안 하고 나만 보는 용도로 사용함)

패드에 넣어놓으니 문제 풀 때 아래 답을 가리기도 편하고 무엇보다 굳이 책을 가지고 다니지 않아도 되니 양손이 너무 가벼워져서 좋았다.

직접 쓴 오답노트

항상 들고 다녔던 나의 오답노트. 기출문제 풀다가 틀린 문제는 무조건 오답노트에 직접 적으면서 정리했다. 나는 아날로그에 익숙하다 보니 직접 손으로 쓰는 게 이해하는 데 더 도움이 되었다. 오답노트를 만들어 놓으면 복습하기도 좋고, 또 틀린 문제는 옆에 체크해 놓고 더 집중해서 볼 수 있어서 반복 학습할 때 좋았던 것 같다. (진짜 틀린 문제는 나중에 또 틀림.. 어휴)

단답용으로 만든 휴대용 암기수첩과 간간히 이용한 포켓 요약집

마지막으로 진짜 지긋지긋했던 단답 문제들을 위해 만든 암기수첩. 내가 제일 못하는 게 암기인데 전기기사 실기는 어쨌든 주관식이다 보니 암기를 안 할 수도 없는 노릇인데, 1회 차때는 시간이 별로 없어서 단답은 다 버리고 문제 풀이 위주로만 공부했는 데 역시나 불합격.

그래서 1회차 실기 떨어지고 나서 나만의 단답용 암기수첩을 만들었다. 기출문제 풀면서 나오는 단답들을 앞 장엔 문제, 뒷 장엔 답을 써놓고 틈날 때마다 외웠는데 확실히 그냥 외울 때보다 이렇게 만들어서 외우는 게 효과가 있었던 것 같다. 그리고 외울 땐 전기기사 카페나 ㄷㅅㅇㄷ 암기신공 강의를 보면 암기 팁 같은 것이 나오는 데, 이게 억지인 것 같아도 의외로 도움이 되니 안 외워지는 단답들은 도움을 받는 것을 추천한다.

동회차(1회) 실기는 왜 떨어졌나?

1회 차는 한 달 이론, 한달 기출로 계획했는데 솔직히 기출문제를 10개년도도 못 풀고 간 터라 기대는 많이 하지 않았다. 객관식이었던 필기에 비해 주관식이다 보니 이해하고 푸는 데 시간이 많이 걸렸고 하필 필기 때 공부 많이 안 한 전력공학이 실기엔 많이 나오다 보니 짧은 시간 안에 공부하는 데 어려움이 있었다.

지금 필기를 공부하는 분들이 있다면 이론을 탄탄히 다져야 실기가 더 수월하다고 말씀드리고 싶다.

그럼 준비 시간도 많았는데 2회 차는 왜 떨어졌나?

1회 차 실기 시험을 보자마자 불합격임을 감지하고 바로 다시 공부를 시작했다. 시험을 보고 나니 기출문제 위주로 공부를 해야겠다고 생각했고 가장 최근 회차의 기출문제부터 공부를 시작했다. 10개년 정도를 공부했는데 결론적으로 보면 문제를 이해하지 않고 무조건 암기 식으로 공부했던 게 패인이었던 것 같다. 그리고 한번 푼 문제들을 계속 잊어버리는 것도 문제였으니 제대로 복습이 되지 않았었던 것 같다.

3회 차 합격 후기

2023년 마지막 시험이었던 3회 차. 이것마저 불합격하면 무려 7개월을 기다려야 했기에 이번에 무조건 붙어야 한다는 간절함이 있었다. 기출문제를 20개년을 하냐 10개년을 하냐 고민이 정말 많았는데 나는 시간이 절대적으로 부족했기 때문에 10개년만 했다. 그리고 10개년 기출문제는 무조건 이해하고 한번 푼 건 절대 틀리지 않겠다는 마인드로 열심히 했다. 이번 3회 차 시험은 10개년만 해도 충분했었던 난이도였지만, 만약 직장을 다니지 않고 하루종일 공부할 시간이 있었다면 확실하게 20개년을 준비하고 갔을 것 같다.

3회차 준비쯤 되니 기출문제 풀 때나 문제를 이해할 때 시간이 확실히 빨라지는 게 느껴졌다. 그래서 반복해서 틀리는 문제를 집중적으로 공부했고, 너무 어렵고 딱 한 번밖에 나오지 않았던 문제들은 암기만 하고 시간을 많이 소비하진 않았다. 그리고 단답문제들도 놓치지 않기 위해 틈틈이 시간 날 때마다 한 문제라도 더 외우려고 노력했다. 단답은 진짜 반복만이 답인 듯. 돌아서면 까먹는다는 말을 이번에 많이 실감했다.

---

마치며

처음엔 호기롭게 시작했지만 실기를 몇 번 떨어지니 내가 이걸 애초에 왜 시작했나 후회도 많이 했다. 특히 퇴근하고 바로 스터디카페로 갈 때면 몸도 마음도 너무 피곤하고 지루한 시간의 연속이었지만 이제까지 투자한 시간이 아까워서라도 버티고 억지로라도 공부하려고 노력했다. 그리고 스터디카페나 도서관에 가면 나보다 더 나이가 많은 분들도 열심히 공부하고 계신 모습을 보면서 동기부여도 참 많이 되었던 것 같다.

반년정도면 할 수 있겠지라고 생각했던 전기기사 공부를 9개월 동안 붙잡고 있을 줄은 몰랐지만, 자격증을 취득하고 나니 마음먹으면 오래 걸릴지라도 나도 할 수 있다는 자신감이 생긴 것 같다. 그리고 이걸 보고 있는 수험생이나 직장인 분들이 있다면 공부할 때 체력 관리도 진짜 중요하다고 말씀드리고 싶다. 체력이 국력이라는 말이 괜히 있는 말이 아닌 듯. 자, 다음엔 어떤 목표를 또 세워볼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