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3 1회 전기기사 필기 직장인 공부 후기
몇 년 만에 다시 기사 자격증 따기에 도전하고 있다. 직장생활 한지도 벌써 9년 차가 되어 가는데, 기억력도 슬슬 나빠지고 예전에 배운 전공지식들을 다 잊어버리는 것 같아서 2023년 새해를 맞아 그동안 생각만 해왔던 전기기사 자격증 따기에 도전하게 되었다. 분명한 목표가 있었던 건 아니지만 자기 계발 겸 노후에 혹시나 도움이 될까 싶어서 시작하게 되었고 2개월 정도 준비해서 운 좋게 필기는 1회 차에 60점 턱걸이로 합격하게 되었다. 정말 운이 너무 좋았을지도 모르겠다.
- 2023년 1회 전기기사 합격률 : 응시 19,307명 / 합격 4,802명 / 합격률 25%
턱걸이로 합격한지라 대단한 후기는 아니지만, 일하면서 공부했던 나 스스로가 뿌듯해서 그동안의 과정을 기록하는 용도로 작성한 글이니 혹시나 이 글을 읽는 분들이 있다면 이렇게 공부하는 사람도 있구나 하고 그냥 가볍게 읽어주시길.
한 줄 요약
- 2023년 1회 차 전기기사 필기 합격 (실기 준비 중)
- 하는 일 : 반도체 분야 기업 재직 중, 정보통신 전공 (졸업한 지 10년)
- 공부기간 : 1월 초부터 2월 24일까지 약 2개월
- 공부시간 : 평일 퇴근 후 2~3시간, 주말 약 8시간
- 사용도구 : 유튜브 무료강의 - ㅊㅈㅇ 전기기사 필기 전 과목, 전뿌 KEC 강의 (교재 구입 X)
직장인의 수험생활
2023년 1회 시험을 목표로 1월 초부터 공부를 시작했다. 원래는 3월 시험을 목표로 넉넉하게 2개월 이상을 공부 기간으로 잡았었지만, 다들 나 같은 생각을 하고 있었는지 3월 주말 시험 원서접수 경쟁률은 엄청 치열하더라.. 원서 접수가 선착순으로 진행되는 터라 결국 3월 접수는 못하고, 2월도 경기도 주말 시험장은 모두 마감되어 겨우 2월 25일 토요일에 대전 시험장으로 접수를 할 수 있었다. (본가가 대전이라 그나마 갈만했다.)
아침잠이 많은 직장인이라 공부는 퇴근 후부터 시작했는데, 일 끝나고 대충 저녁 먹고 바로 도서관 가서 11시까지 약 2~3시간 정도 공부하고 주말에는 도서관에서 8시간 정도 공부했다. 오랜만에 공부를 하려니 오래 앉아있는 것도 참 힘들더라. 그래도 옆에서 공부하는 많은 사람들을 보면서 마음을 많이 다잡았다.
공부했던 순서
- 1월 한 달 : 전기기사 이론 강의 1 회독 (유튜브 ㅊㅈㅇ 전기기사 필기, 전력공학&전기설비 제외)
- 2월 초부터 : 2022년부터 과거순으로 과년도 기출문제 풀이 (2017 ~ 2022, 6개년 문제풀이)
- 시험 2주 전 : 5과목 전기설비기술기준 공부 & 오답정리 복습
1) 1월 한 달 : 전기기사 이론 강의 1 회독
시험 준비 기간이 두 달밖에 안되어 한 달은 이론강의, 한 달은 기출문제 풀이로 계획을 세웠다. 전기기사 필기는 무료로 공부할 수 있는 자료가 정말 많은데 유튜브에 강사별, 과목별로 필기 이론강의가 다 무료로 업로드되어 있고, 기출문제도 전자문제집 CBT 홈페이지에 과거부터 2022년 2회 차까지(CBT 시험방식으로 바뀌기 전) 무료로 올라와 있어서 필기 교재는 따로 구입하지 않고 유튜브 강의를 보며 직접 쓴 필기 노트로 공부를 하였다.
처음에는 이론 강의를 들을지 말지 정말 고민을 많이 했는데, 연습용으로 최근 기출문제 1회를 풀어보니 도저히 이론 공부를 하지 않고서는 문제를 풀 수가 없겠더라.. 문제 자체가 이해가 되지도 않을뿐더러 암기 실력이 워낙 꽝인지라 총 5과목 100개나 되는 문제들을 다 암기할 자신이 없었다. 그래서 일단 과목별로 이론 공부를 한 번 한 뒤에 기출문제 풀이로 넘어가기로 했다.
이론 강의는 워낙 오래되고 유명하신 유튜브 ㅊㅈㅇ원장님의 전기기사 필기 강의로 공부했다 (개인에 따라 맞는 강사님이 다 다르므로 샘플 강의를 한 번 들어보고 결정하면 될 듯). 개인적으로 쓰면서 공부하는 체질이라 교재를 따로 구입하지 않아도 강의를 따라가는 데는 문제가 없었다.
전기기사는 총 5과목인데 순 암기과목인 전기설비를 제외하고 과목별 공부 순서는 1) 회로이론&제어공학 2) 전기자기학 3) 전기기기 4) 전력공학순으로 하는 것이 좋다고 한다. (전기설비기준은 이해해야 할 것이 거의 없는 법령이기 때문에 순전히 암기여서 시험 2주 전에 바짝 봤다.)
한 과목당 평균 30강 정도(문제풀이 제외, 한 강의 당 시간 평균 40분) 되기 때문에 한 달 동안 이론은 한 번씩 다 훑어본다 생각하고 일주일에 한 과목씩 다 보려고 노력했다. 강의 속도도 1.5배속 이상으로 들었고, 이론 강의 중간중간 문제풀이는 거의 보지 않았다. 이론이 어렵기도 했지만 양이 너무 많아서 평일은 물론이고 주말까지 약속도 거의 안 잡고 시간 나는 대로 도서관 가서 공부했던 것 같다. 그래도 나중에 기출문제를 풀수록 이론강의를 듣고 안 듣고의 이해 차이가 확실히 나는 것 같았다. 시간 관계상 전력공학은 이론 강의를 듣지 못했는데 그래서 기출문제만으로 공부하기가 참 힘들었다.(그리고 실기 공부를 하면서 느꼈지만 전력공학 강의는 시간이 있다면 무조건 듣는 것이 좋다.)
2) 2월 초부터 : 과년도 전기기사 필기 기출문제 풀이
1월까지 부랴부랴 이론공부를 끝내고 2월부턴 기출문제 풀이에 들어갔다. 과년도 문제가 워낙 많아서 다짐했던 10개년까지는 하지도 못하고 2022년 2회 차부터 2017년까지 총 6개년치를 1 회독하였음.
기출 공부는 일단 시험처럼 시간 재면서 1과목부터 4과목까지(5과목은 제외) 문제를 푼 후에 틀린 문제와 맞힌 문제 가리지 않고 문제풀이를 하였다. (문제풀이는 유튜브 강의 & 전자문제집 CBT 활용, 무료로 해설해 주시는 모든 분들 정말 감사드립니다.) 처음엔 이론공부까지 했으니 과락은 면하겠지 했는데, 문제 풀면서 멘털 정말 탈탈 털렸다.ㅋㅋ 처음 기출문제 풀 땐 시간도 오래 걸리고 문제 풀이 하는데도 거의 몇 시간 걸렸는데, 그래도 천천히 오답 노트에 정리하면서 풀다 보면 갈수록 시간도 짧아지고 문제 풀기도 수월해진다.
기출문제는 전자문제집 CBT 홈페이지 덕을 정말 톡톡히 봤다. 실제 CBT 시험처럼 컴퓨터로 문제를 풀 수도 있고 똑똑하신 이용자 여러분들 덕분에 해설도 잘 나와있어서 다양한 기출문제를 푸는데 많은 도움이 되었다.
약간의 팁
* 계산기 사용 문제는 그때그때 계산기로 직접 풀어보는 걸 추천. 계산기 사용법에 익숙해져야 한다.
* 기출문제 풀면서 너무 어려운 문제는 시간이 많지 않다면 그냥 답만 외우고 버려라.. 운이 좋으면 답이 똑같은 문제가 나올 수도 있고 우리는 60점만 넘으면 되니까.. 어려운 문제 풀 시간에 한 문제라도 기출을 더 보길 추천한다.
3) 시험 2주 전 : 전기설비기술기준 & 전력공학 집중 공부
시험 2주 전엔 5과목을 집중적으로 공부했다. 유튜브 전기 뿌수기님의 "전기설비기술기준 60점만 넘자!" 강의가 정말 도움이 많이 되었고 중간중간 알려주신 암기 꿀팁들이 기억에 많이 남았다. 유튜브 강의는 짤막짤막해서 시간 날 때마다 들었고, 개인적으로 전력공학 과목은 이론 공부를 듣지 못해서 제일 약한 과목이었던 터라 2과목 전력공학과 5과목 전기설비기준 기출문제들만 집중적으로 풀면서 공부를 하였다. 전기설비는 본시험 때도 40점으로 겨우 과락을 면한 만큼 개인적으로 암기하기 정말 쉽지 않았는데, 키워드만 골라 꼼꼼히 암기하는 게 중요한 것 같다. 시험 이틀 전부터는 그동안 풀었던 기출문제 오답노트 복습하면서 주요 공식들이나 이론들 암기하였고, 불안해서 틈틈이 CBT로 과거 기출문제 한 문제씩이라도 더 풀어보려고 했다.
과목별 느낀 점
1. 전기자기학 / 전기기기 : 두 과목은 이론 공부가 정말 중요하다고 느꼈다. 문제에서 요구하는 공식들이 바로바로 머릿속에서 튀어나와야 하는데, 공식들이 워낙 많기 때문에 단순 암기로는 풀기가 쉽지 않다. 문제 유형에 따라 어떤 공식들을 써야 할지 그려져야 하고 공식들이 생각나지 않더라도 대충 기억나는 것들만으로 조합해서 계산해도 어느 정도 풀리는 문제들이 많았다.
2. 전력공학 : 전력공학은 실기 때도 중요해서 이론강의를 꼭 들으라고 했는데, 나는 시간이 없어서 이론 강의는 못 듣고 대신 기출문제 문제풀이 때 전력공학만큼은 강의로 들으면서 필요한 이론들을 익혔다. 다행히 다른 과목 이론들과 겹치는 부분이 많고 본시험 때는 기출문제에서 풀었던 문제들이 많이 나와서 만회할 수 있었던 것 같다.
3. 회로이론 / 제어공학 : 회로이론과 제어공학은 총 20문제로 각각 10문제씩 출제된다. 제어공학은 신유형 문제들이 좀 어렵긴 한데 이론도 짧고 자주 나오는 문제들이 정해져 있어서 이론 공부를 한번 하고 기본을 잡고 가니 수월했다. 회로이론은 반도체 분야에서 일을 하고 있어서 논리식 같은 기본적인 이론들은 따로 공부하지 않았고 대신 회로 계산 문제는 개인적으로 참 못하는 분야라 쉽게 풀리는 문제 아니면 그냥 답만 외우고 버렸다.
4. 전기설비기술기준 : 무조건 암기!! 암기!! 기출문제 많이 풀면서 자주 나오는 법령들 암기하는 것이 답이다. 유튜브 강의 한번 보고 나서 암기하는 것도 도움이 많이 된다. 전기설비는 처음부터 공부하기보다 시험 2~3주 전쯤 공부하는 걸 추천한다. 어차피 다 못 외우니까.. 60점만 넘긴다는 생각으로..
필기시험 후 느낀 점
전기기사는 이론도 중요하긴 하지만 기출문제를 하나라도 더 많이 풀어보는 게 역시 중요한 것 같다. 시간 여유가 안되면 기출문제를 꼼꼼히 풀어보는 것만으로도 도움이 많이 될 것 같다. 계산 문제들은 직접 손으로 풀어보고 계산기도 그때그때 활용해서 실전처럼 풀어보는 걸 추천한다. (그래야 본시험 때 당황하지 않는다.) 손으로 풀다 보면 기억 안 나던 공식들도 저절로 손에 익혀져서 공부하기가 훨씬 수월하다.
그리고 첫날에 보는 시험이 아니라면 인터넷에 있는 복원 문제들 꼭!! 꼭!! 한 번씩 보고 가시길. CBT 시험이라 어차피 랜덤이긴 하지만 그래도 실전 문제 푸는데 도움 정말 많이 된다. (이것 때문에 일부러 마지막 시험날에 시험 보는 사람들도 적지 않다고 함)
전기기사는 예전부터 어렵다는 악명(?)을 많이 들어서 솔직히 공부하면서 많이 불안했다. 기출문제 풀면서도 한 번도 60점 이상 넘어본 적이 없어서 멘털도 많이 흔들렸고..(내가 이렇게 머리가 나빴나 자괴감이) 몇 년 만에 해보는 수험생활이 재밌기도 하면서 체력적으로는 많이 힘들어서 두 달이 길면서도 참 짧았던 준비 기간이었다. 시험 막판까지 도저히 합격할 자신이 없어서 2회 차까지 준비해야 하나 싶은 마음에 참 막막하기도 했다.(이 짓을 두 달을 더 하란 말인가)
다행히 운이 좋아서 60점 턱걸이로 필기 합격을 하였고(심지어 전기설비 40점이라니), 지금은 필기보다 더 악명 높다는(?) 실기 시험 준비를 하고 있다. 조만간 실기시험 합격 후기를 쓸 수 있기를, 어쨌든 열심히 살아가는 모든 직장인을 비롯한 수험생분들 파이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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