당일치기 대천 여행
작년 여름 오랜만에 대천 여행을 다녀왔다. 만약 대전이나 충청권에 산다면 바다를 보기 위해 가장 가깝고 가기 좋은 곳이 대천일 것이다. 나도 대학생 때까지는 학교 행사나 친구들과의 여행으로 대천 해수욕장을 자주 갔었는데, 학교를 졸업하고 오랜만에 가니 새로운 느낌이 들었다. 이번 포스팅은 둘이서 간 대천 여행에서 나름 여유롭게 다니기 괜찮았던 당일 코스를 소개해보고자 한다.
보령 한내시장 복조리닭집에서 먹는 맛있는 순대볶음
대천 바다를 보러 가기 전에 가까운 보령에 있는 한내시장에 들러 점심으로 순대볶음을 먹었다. 바다 근처에서 웬 순대볶음을 먹나 싶겠지만, 우리도 보령에 사는 지인의 추천으로 처음 먹어보고 나서 대천에 가면 무조건 먹는 음식 1순위가 되었다.
한내시장 안쪽에 있는 복조리닭집은 학생 때부터 꾸준히 간 식당으로 이름은 닭집이지만 우리는 여태껏 순대볶음만 먹어봤다는 게 아이러니이긴 하다.
위 사진은 작년에 갔을 때 찍은 메뉴판인데 현재는 가격이 전체적으로 인상된 것 같다. 인터넷으로 검색해보니 현재 순대볶음 가격은 18,000원으로 인상되었다고 한다. 메뉴판엔 순대볶음이 1인분 가격으로 쓰여있지만 하나만 주문해도 실상 나오는 양은 2~3인분 정도의 아주 푸짐한 양이라서 먹어보면 이해가 될 만한 가격이다.
닭집답게 밑반찬으로 무 반찬이 나오고 순대볶음은 1인분만 시켰는데도 2명이 다 못 먹을 정도로 양이 푸짐하다. 순대볶음을 먹을 땐 콜라와 같이 먹으면 단짠의 조화가 아주 금상첨화이다.
순대볶음은 메인 재료인 순대와 부속고기, 그리고 각종 야채가 볶아져 나온다. 맵지 않은 맛이어서 남녀노소 누구나 먹기 좋고 특별해 보이지 않은 그냥 순대볶음인데도 한번 맛을 보면 다음에 또 먹고 싶은 생각이 절로 든다. 식당에서 바로 먹는 게 가장 맛있긴 하지만 포장해서 먹어도 아주 좋은 안줏거리가 된다.
순대볶음으로 배불리 점심을 먹고 바다를 보기 위해 대천 해수욕장으로 향했다. 대천 해수욕장은 충청권에서 접근하기 좋고 요즘에는 대천 주변에 관광지도 많이 생겨 사람들이 꾸준히 찾는 것 같다. 해수욕장도 넓고 휴식할 공간이 많아서 돗자리 깔고 바다를 보며 쉬기에도 매우 좋다.
바다 근처 야외에서 커피와 맥주를 즐길 수 있는 코랄 커피
해수욕장을 돌아다니던 중에 신상 카페로 보이는 휴양지 느낌 물씬 나는 카페를 발견해서 음료 마시며 휴식도 취할 겸 방문했다. 코랄 커피(CORAL COFFEE)는 수제버거로도 유명한데 카페 메뉴 이외에도 맥주, 칵테일 등 다양한 주류도 함께 즐길 수 있다.
- 충남 보령시 해수욕장 4길 82 코랄 커피
- 영업시간 11:00 ~ 23:00 (금, 토는 24시까지, 일요일은 10시부터 영업 시작)
- 화요일, 수요일 주방 휴일 (음식 X)
- 반려동물 동반 가능
코랄 커피는 건물 내부 좌석과 야외 좌석이 있는데, 야외 좌석이 휴양지처럼 예쁘게 꾸며져 있고 반려동물 동반도 가능해서 인기가 있다(물론 날씨가 좋을 때). 야외 가장자리 바닷가 쪽 자리에 앉으면 바다도 볼 수 있는데, 주차장이 있어서 그리 탁 트인 바다 뷰는 아니지만 야외에 캠핑 의자도 있어서 편하게 쉴 수 있고 앉아 있으면 시원한 바다 바람과 바닷소리를 들을 수 있어서 좋았다.
바다에 맥주가 빠질 수 없는 우리는 코젤 다크 생맥주와 병맥주를 주문했다(센스 있게 맥주 잔도 시원한 잔으로 주셨다). 야외 좌석이 캠핑장 같기도 해서 바닷소리를 들으며 맥주를 마시기에 분위기가 더없이 좋았다.
맥주를 마시고 나오니 어느덧 해가 지고 있었다. 서해 바다의 매력은 이렇게 지는 해도 분위기 있게 볼 수 있다는 점인 것 같다. 바다 산책을 하며 배를 어느 정도 꺼트리고 너무 늦기 전에 저녁을 먹기 위해 조개 구이 집으로 갔다.
깔끔하고 맛있었던 해녀 횟집
대천 해수욕장엔 정말 많은 조개구이집이 있는데, 딱히 단골집은 없어서 어디를 갈까 고민하다가 마침 눈에 띈 해녀 횟집으로 향했다. 우리는 횟집을 고를 때 무조건 수조 상태부터 보는데 해녀 횟집의 수조는 정말 깨끗하고 관리가 잘되어 있었다. 여기서는 조개구이뿐만 아니라 생선회 등 다양한 수산 요리를 먹을 수 있는데, 조개구이가 포함된 코스요리가 끌리긴 했지만 우리는 배가 좀 부른 상태여서 간단하게 조개구이만 주문했다.
부침개와 콘치즈, 샐러드 등이 밑반찬으로 나왔는데 무슨 메뉴를 주문하는지에 따라 밑반찬이 다르게 나오는 것 같았다.
아마 조개구이 중 사이즈를 주문했던 것 같은데, 예쁘게 정렬된 조개들이 정말 싱싱해 보여서 좋았다. 그리고 가리비와 키조개는 굽기 좋게 반으로 갈라져 나왔다. 재료가 신선해서 구워서 먹는 맛도 아주 좋았고 둘이서 술 한잔하면서 안주로 먹기 딱이었다. 식당이 전체적으로 깔끔하고 개방형으로 되어 있어서 분위기도 너무 좋아 다음에 대천에 오게 되면 또 방문할 것 같다.
대천에서의 하루를 마무리하며
바다를 따라 야간까지 장사하는 가게들이 많아서 밤에도 모래사장이 환한 대천 해수욕장. 작은 불꽃놀이도 보고, 버스킹 하는 사람들의 노래도 듣고 끊임없는 파도소리를 들으며 걷는 대천 해수욕장은 아무리 자주 와도 질리지 않는 매력이 있다. 어쩌다 보니 하루 종일 먹기만 한 여행이 된 것 같지만 너무 빡빡하게 여행을 하기보단 이렇게 알짜 장소들만 찾아서 여유롭게 여행하는 것도 좋은 추억이 되는 것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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